돈과 심리
오늘은 돈과 관련된 기억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돈으로 인해 비참함이나 수치심을 느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돈으로 인해 행복이나 기쁨을 경험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제가 지금 공부하는 재정 교육 과정에서는 개인의 돈에 대한 심리를 가장 먼저 다루고 있습니다. 돈을 잘 벌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돈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지요. 그러나 우리는 수많은 좋은 정보를 보고 듣지만 정작 실천은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무언가 행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는 건 아닐까요? 나의 깊은 내면에 돈에 대해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요즘 제가 이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서인지 인터넷 알고리즘이 저를 [부의 심리학]이라는 책으로 안내했습니다. 절판된 책이라 전자책으로 구입했고요. 원서를 오디오북으로 사서 듣기 시작했습니다. 도입 부분을 읽고 있지만 "Money Shame"이라는 말이 인상에 남아 정리를 해두려 합니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상담을 한 저자 바리 테슬러는, 사람은 빈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Money Shame 을 갖고 있다고 하네요. Money Shame은 돈과 관련된 부끄럽거나 수치스러운 기억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돈과 관련된 수치심을 치유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다.
- [부의 심리학] 바리 테슬러
돈과 관련된 수치심은 다양하게 드러난다며 다음과 같이 열거합니다.
- 계산대 앞에 서면 신용 카드가 한도 초과로 뜨지는 않을지, 사야 하는 것보다 더 많이 사지는 않았는지 초조해지는 마음
-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가격을 매길 때 느끼는 강한 죄책감
- 친지 간 이야기에 돈이 주제가 되면 낯 뜨거워서 식은땀이 나고 불안한 마음
- 청구서를 정리할 때면 졸리거나 지루하고 마음이 다른 데 가는 증세
- 사생활이나 비즈니스에서의 죄책감, 죄절감, 박탈감
- 세금 납부, 부동산 권리 설정 등 돈과 관련된 일을 미루거나 중단하며 거부하는 태도
-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불안, 불편
- 미래를 위해 훨씬 더 절약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혹은 죄책감
- 극단적인 자기비판
- 살면서 돈 문제까지 감당해야 하는 것에 대해 세상, 가족, 회사 등에 느끼는 분노
- 누군가가 당신을 돈과 얽힌 상황이나 문제에서 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 이 모든 돈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절망과 체념
쓰면서 보니 저도 몇 가지가 해당되네요. 어려서 가난한 시절에는, 내 진짜 부모는 부자인데 나를 이 집에 철들라고 임시 맡겼으니 곧 찾으러 올 것이라는 철없는 상상을 한 적도 있습니다.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당시에는 그 정도로 가난한 상황이 싫었나 봅니다.) 신용카드 문제로 수년 동안 심하게 고통을 겪었고요. 물건 주문을 지인과 함께 하고 그분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하는데 내가 대신 지불한 물건 값을 돌려달라 말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분이 일부러 안 주신 것도 아니고 잊어버리셨다는 걸 알면서도 그분이 나를 평소에 많이 도와주셨으니 그걸로 에끼자(퉁치자의 순우리말)고 생각하고 끝내 말을 못 했습니다. 심지어 한 3년밖에 안 된 일입니다. 최근에는 좀 더 저축할 수 있는데 수입이 늘었다고 돈을 전보다 쉽게 씁니다. 물가가 올라 실제 돈의 가치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돈이 없을 때는 그렇게 크게 보였던 금액이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좀 더 경각심을 가져야겠다 싶습니다.
저자는, money shame이 있다고 해서 거기에 수치심을 더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일단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하라는 거지요. 그래서 저도 돌아보았습니다. 내가 왜 돈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했는지, 풍족하지 못하게 살았던 학창 시절에 느꼈던 그 감정을 왜 그렇게 무시하고 흘려버렸는지, 왜 이렇게 뒤늦게서야 돈을 벌고 싶어 하는지 등을요. 저는 오늘 그중 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을 하나 꺼내어 치유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오늘 내가 돈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과거에는 어땠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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